본문 바로가기

BACK NUMBER_2022下/2022.여름.vol.04

[일본생활공감]우왕좌왕 한본어 에피소드

728x90

 

01234
 cartooon by.chinon 왼쪽으로 넘겨서 읽으세요

모로 가도 뜻만 통하면 되지 않을까 싶지만

 

일본어학교에서 만난 룸메이트와 살기 시작한지 어언 1년 하고도 반. 둘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다보니, 심심찮게 이야기 속에 두 나라의 언어가 섞인다. 더 놀라운 건 대화에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아마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해본 경험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 예를 들면 부모님이나 형제가 일본에 놀러와서 나와 룸메이트의 대화를 듣는다면 ‘대체 얘네 뭐라는 거야?’하며 놀랄 것이 뻔하다. 

 

일본의 맛있는 먹거리와 디저트에 진심을 다하는 룸메이트는 심심찮게 고급 파티세리의 디저트를 사오는데, 참으로 고맙게도 막입인 나의 몫도 꼭 챙겨온다. 그때마다 포장에 딸려오는 신상 메뉴 홍보물을 함께 읽어보는데 이것도 쏠쏠한 재미다. 우리의 대화는 대략 이렇다.

 

“아니, 애플 콩포트에 크림치즈라니, 존맛소-!”(そう:~이겠다!)

“신상 기간한정이라니, 이 브랜드 거면 이건 분명 맛있을 것이 키맛떼이룬다.(決まっている。: 분명합니다.)"

“다음 번엔 포장 말고, 매장 홀에 가서 꼭  야끼타테로 먹읍시다.” (焼きたて:갓 구워낸 것)

 

이렇게 말해놓고 돌아서면 가끔 ‘방금 나 무슨 말 했지?’ 싶어 아득해질 때가 있다. 도대체 우린 어느 나라 말로 대화하고 있었던 걸까. 해외 사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겪는다고들 한다. 이렇게 한국어도 일본어도 애하게 서툴어지는 시기가 꼭 온다. 외국 살면, 참 매일매일이 공부고 숙제다.  

 

막간을 이용한 부연설명

※형용사의 어근 + そう:~하겠다, ~일 것 같다(예상) 
 예문(1) : さき転んだ人、膝痛そう。(방금 넘어진 사람, 무릎 아프겠다.)
 예문(2) :あの店のキムチ鍋、すごく辛そう(저 가게의 김치찌개, 엄청 매울 것 같아.)
※(〜のが)決まっている:~임이 분명하다, ~임이 틀림없다.
 예문 :魚でジャムを作るって、絶対まずいって決まっているじゃん。(생선으로 잼을 만들다니, 틀림없이 맛없을거야/ 맛없는 게 당연하잖아.)

 

도쿄도, 에이타

 


 

クラゲ가 한국어로 뭐였지...?

무려 엑스재팬의 요시키가 케이팝 아이돌의 공연을 보러 가는 이 놀라운 시대. 인생을 다 바칠 정도로 사랑하는 나의 일본 아티스트들은 요즘 한국 문화에 푹 빠져있다. 이벤트에 가면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주는건 물론 자신이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를 오히려 나에게 적극 추천하기까지. 그러나 한국에 대한 그들의 관심은 때때로 나를 곤란하게 하기도 한다. 아무런 의심없이 두 눈을 빛내며 뜬금없는 한국어를 물어 올 때.

 

「ねぇー'クラゲ'て韓国語でなに?」

 

당신은 왜, 여기서, 이 타이밍에 'クラゲ'가 한국어로 뭔지 궁금해지셨을까요.

일본어 모드인 언어 회로가 한국어로 전환되기까지 5...4...3...2...1... 실패.

끝내 떠오르지 않았던 'クラゲ'의 한국어는 구글 선생님께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2개국어의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도쿄도, SWAN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