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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포토에세이] 무구無垢함이 사라져도 무구無垢함이 사라져도 여름에 겨울 냄새 : 2010년 겨울 도쿄 그저 '일본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만 19세에 오사카로 유학을 떠나 맞이한 겨울방학 때였다. 학교 친구들 대부분이 일본 어디론가 여행을 간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난 도쿄에 가고 싶었다. 여행 책을 보며, 언제 가게 될지도 모르며 계획을 세웠다. 드라마를 보면서 '시모키타자와는 이런 곳이겠지', '아사쿠사는 저런 곳이겠지'하고 내 안의 도쿄는 점점 커져갔다. 하지만 돈이 없었다. 한 그릇에 100엔인 면과 국물만 있는 우동만 먹으며 버티던 시절이라 신칸센은 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야행 버스였다. 모든 게 처음이었기에 긴장했던 탓일까, 오사카에서 도쿄까지 달리는 8시간 동안 한숨도 자지 못한 채 신주쿠에 내던져.. 더보기
[포토에세이]Same not same 매일 아침 7시 출근길, 2달의 기록 해가 바뀌고 시작된 시간차 출근. 평소보다 1시간 일찍 하루를 시작하며 비몽사몽 출근하기를 반복하던 어느 날이었다. 회사 근처 육교를 지나다 문득, 고개를 돌려 보게 된 하늘 풍경에 마음이 편안해진 날이 있었다. 그날부터 찍기 시작한 출근길 하늘은 매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고 무거운 눈꺼풀을 끔뻑거리며 천천히 하늘을 눈에 담다 보면 어느새 졸음은 사라지고 상쾌한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으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변화가 있었다.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어제와 오늘이 별다를 것 없다고 이렇다 할 기대가 없이 반포기 상태와 같던 아침이, 그렇지 않다고 같은 날은 없다고 우리는 늘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계속.. 더보기
My MIYAJIMA 미야지마의 석양, 2년의 기록 히로시마 서쪽 섬,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미야지마(宮島). 세계 각국에서 매일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에서 2년을 일했다. 대부분 이츠쿠시마(厳島)신사의 토리이(鳥居)를 보러 오지만 나는 미야지마의 석양을 좋아했다. 영업시간이 5시까지라 오후에 시내로 떠나는 것이 암묵적 룰인데,미야지마에 왔다면 석양까지 보고 섬을 떠나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미야지마의 석양은 매일 다른 얼굴을 갖는다. 진한 오렌지색부터 ‘밤하늘’이란 말이 바로 떠오르는 쪽빛을 가진 석양을 보여준다. 퇴근길, 페리를 타러 걸어가는 10분 동안 석양은 늘 나와 함께였다. 때로는 어깨를 감싸주듯 내 옆에서, 때로는 나를 품어주듯 내 앞과 뒤에서. 눈물을 꾹꾹 참으며 걷는 때에도, 잠시만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한 때도,가끔 행복한.. 더보기
스테이홈의 식탁 코로나19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오피스 근무도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잠깐만일 거라는 회사의 설명과는 달리, 현재 2년째 그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매일매일의 생활반경도 집 주위로 좁아졌고, 활동량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식사 후 계속 앉아서만 생활하길 1년째, 체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정기 건강검진에서도 비만이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마침 새해가 다가올 무렵이라 2021년 1월 1일부터 식단관리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가 아닌 나의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한 식단관리와 운동도 어느덧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상달프 살구쨈 / 그릭요거트에 시리얼 / 뮤즐리 / 아몬드 / 블루베리 / 레몬바질 소시지 / 갈릭버터 아스파라거스 / 아보카도 / 삶은 계란 / 단..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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