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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NUMBER_2022上/2021.가을.vol.01

[화양연화]가을편 화양연화 : 가을 편 높은 습도로 통 속의 찐만두가 되었던 지난 계절을 생각하면, 공기에 선선함이 묻어나오는 가을은 짧아도 감사한 계절이다. 나는 겨울에 태어나서 그런지 유독 여름에는 수면을 부유하는 해파리처럼 활기를 잃고 지내기 일쑤여서, 겨울로 넘어가는 가을의 아이덴티티를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천고마비의 가을이라고 먹을거리가 풍족해지는 게 아주 좋다. 무나 가지, 밤같이 가을 하면 꼭 먹어줘야 할 식자재가, 누구나 마음속 한 켠에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버섯인데, 전술과 달리 버섯을 아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팽이버섯이나 양송이와 같이 도시에서 주로 소비할 법한, 그리고 이미 인공재배가 가능한 종류의 버섯만을 먹어왔었다. 그런 나에게 회사 팀장님의 나가노(長野)로 떠나는 버섯 따기 여행 제안은,.. 더보기
스테이홈의 식탁 코로나19바이러스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면서 오피스 근무도 재택근무로 전환되었다. 잠깐만일 거라는 회사의 설명과는 달리, 현재 2년째 그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매일매일의 생활반경도 집 주위로 좁아졌고, 활동량도 자연스럽게 줄었다. 식사 후 계속 앉아서만 생활하길 1년째, 체중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정기 건강검진에서도 비만이니 관리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마침 새해가 다가올 무렵이라 2021년 1월 1일부터 식단관리와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겉치레가 아닌 나의 건강관리를 위해 시작한 식단관리와 운동도 어느덧 8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상달프 살구쨈 / 그릭요거트에 시리얼 / 뮤즐리 / 아몬드 / 블루베리 / 레몬바질 소시지 / 갈릭버터 아스파라거스 / 아보카도 / 삶은 계란 / 단.. 더보기
[PICK UP]코로나19의 불안 속에서도 버틸 수 있게 해준 것들 GAME 동물의 숲에서 같이+따로 모여 놀아요 모여봐요, 동물의 숲 ( あつまれ、どうぶつの森 ) 2020 2020년 3월에 발매된 은 코로나 19의 확산과 시작된 집합금지의 시류 속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며 판매되었다. 그 인기는 닌텐도 스위치 게임기의 판매까지 이어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프리미엄 가격을 더 주고서라도 사려는 분위기였다. 동물의 숲은 무인도에 정착하게 된 주인공(플레이어)이 함께 이사 온 동물 주민들과 교류하며 섬과 집을 꾸미고, 낚시나 불꽃놀이, 눈사람 만들기 등 계절에 맞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힐링 게임이다. 가장 특별한 매력은 플레이어들이 서로의 섬을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 다. 직접적인 대면 만남이 금지된 상황에 게임에서 친구의 집을 방문하고, 서로 채팅 혹은 음성 .. 더보기
[ISSUE]안녕하세요 ? : 요즘은 어떠세요? 코로나19는 모두의 일상을 좋든 나쁘든, 크게 바꿔 놓았다. 이 혼란 속에서도 바뀌지 않은 것은, 모두가 행복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어떠세요? 그래도 운동은 계속 되어야 한다 원래 이렇게 운동에 미친(?) 자는 아니었다. 꾸준히 하던 운동은 7년 전부터 계속해오던 발레정도? 그마저도 일본으로 이사하기 직전과 일본에 온 직후에는 이런저런 준비 및 적응으로 바빴고, 작년 3월부터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집 안에만 콕 박혀있었다. 혼자 있으면 딱히 챙겨 먹지 않는 타입이라서, 20살 이후 인생 최저 몸무게를 찍었다. 그리고 나의 근육은 살살 녹아만 갔다...(!) 어느 날, 마르다 못해 야윈 내 몸을 보고 머릿속에서 사이렌이 울렸다. 실제로 잔병치레가 많아진 느낌도 있었다. 체력.. 더보기
[ISSUE]별 일이 다 있었습니다. 2년 만에 도착한 한국 하루만에 다시 일본으로 2020년 2월 말, 전문학교의 졸업작품 전시회를 마쳤다. 졸업식까지 남은 시간은 보름 정도. 이 보름은 내 인생의 마지막 봄 방학이었다. 첩보작전을 방불케하는(?) 체계적인 봄 방학 계획은 이랬다. 시모노세키시(야마구치현)에 사는 친척을 뵈어야 해서, 부모님과 시모노세키시에서 합류하고, 거기서 부산으로 가는 여객선을 타고 입국해, 부산 집에서 하루를 쉰다. 그리고 KTX를 타고 서울에 가서 대학 친구들 집에 묵으며 시간을 보낸 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는 것. 일본 국내도 관동을 벗어나 본 건 처음이라 야마구치에서 보낸 시간도 즐거웠고, 부모님도 오랜만에 만나 너무나 반가웠다. 그렇게 시모노세키에서 부산으로 가는 배를 타는 단계까지는 완벽했다. 배.. 더보기
야외석이 매력적인 도쿄의 레스토랑과 카페 요즘 부쩍 찾게 되는, 야외석이 매력적인 레스토랑과 카페 다이칸야마의 하늘아래 먹는 멕시칸 요리 아시엔다 델 시엘로_Hacienda del cielo アシエンダデルシエロ 다이칸야마의 한가운데 빌딩이 높게 솟은 메인 거리의 한 건물,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는 이상한 길을 따라 들어가니 한 엘리베이터가 나온다. 그 엘리베이터에 몸을 싣고 9층으로 올라가면 오늘의 목적지 ‘하시엔다 델 시엘로 Hacienda del cielo’가 나온다. 한층 넓게 탁 트인 넓은 실내와 중앙에 화려하게 위치한 칵테일 바, 그리고 들어가는 길에 보이는 거대한 오픈 키친, 눈길을 끄는 실내장식을 구경하며 안내해주는 직원을 따라가면 야외에 시원하게 펼쳐진 좌석에 앉을 수 있다. 역시 예약한 보람이 있는 것 같다. 밝은 햇살 아래에서.. 더보기
[화양연화]프롤로그 10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일본에서 보냈다. 10대의 끝자락에 도쿄의 한 ​미술대학에 진학해, 20대의 끝자락에서 1년 늦은 2020 도쿄 올림픽・패럴림픽과 코로나 19 바이러스로 들썩이는 일본을 뒤로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일본에서 보낸 10년의 이야기를 여기에 풀고자 자그마한 자리를 얻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일본에서도 확산세였던 2020년 겨울, 나는 일시 귀국했다. 회사가 감사하게도 여러모로 사정을 봐주어, 한국에서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하게 됐기 때문이다. 처음 발을 딛는 인천 국제 공항에서 유증상자로 분류되어 코가 쑤셔지는 가운데, 나는 생각했다. 살았다. 당시의 나는 죽어가고 있었다. 편도 1시간 거리의 회사에 가기 위해 텅 빈 토자이(東西)선을 타면서, 내가 탄 차량의 창문이 전.. 더보기
6월의 보너스 2020년 6월 나는 직장이 아닌 과거의 나로부터 예상치 못했던 보너스를 받았다. 총 47장의 공연 티켓에 해당하는 약 413,600엔의 환불금.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한 긴급사태선언 발령과 함께 일본 내 연극, 뮤지컬, 발레, 라이브 등 모든 공연 및 이벤트가 중지되었고, 환불이나 취소 표 혹은 양도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던 일본의 공연 문화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노르마(Norma)’라는 용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개념이 일본의 공연 문화가 돌아가는 가장 심장부에 있기 때문이다. 영어로는 Production Quota라고 하는 이 노르마라는 시스템은 공연 출연자에게 기본적인 수입을 보장하기 위한 일환으로서 시작되었다. 주최자는 출연료의 일부를 돈이 아닌 티켓..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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