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 시즌 토호쿠 패키지의 대부분은, 동북 3대 마츠리인 아오모리현 네부타(青森県 ねぶたまつり), 아키타현 칸토우(秋田県 竿燈まつり) , 미야기현(宮城県) 센다이타나바타(仙台七夕) 이외에도 같은 시기에 열리는 근접 지역의 축제가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내가 참여한 투어는 아키타현을 떠나 아오모리로 가기 전, 이와테현(岩手県)에 들러 모리오카 산사 오도리(盛岡さんさ踊り)를 관람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었다.

이와테
8월 1일부터 나흘간 동북 지역 여름 축제중에서도 가장 빨리 개최되는 축제인 산사오도리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에도시대 모리오카 남부에 오니가 나타나 주민들을 괴롭혔고, 이에 사람들이 미츠이시신사(三ツ石神社)에 찾아가 오니를 퇴치해달라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그러자 신사의 신이 그것을 들어주며 커다란 돌 세 개에 오니를 봉인했는데 이때 주민들이 기쁨의 춤을 춘 것이 산사 오도리의 기원이며 이와테(岩手)라는 현재의 지명도 오니가 봉인된 돌에서 유래되었다고. 믿거나 말거나.



아오모리
약 한시간 반 정도의 자유 관람 시간을 마치고, 다시 버스를 타고 이동해 아오모리현(青森県)에 도착했다. 아오모리는 사과의 산지로 유명한 만큼 호텔 안에도 작은 사과 농장이 있을 정도다. 저녁 식사에도 일부 사과로 만든 요리가 제공되었고, 후식은 사과 사이다, 판매 중인 오미야게도 온통 아오모리산 사과와 관련된 상품들. 충주가 고향인 나에게는 무척 행복한 시간이었다. (충주! 하면 사과! 사과! 하면 충주!)



아오모리에 들어서면서부터 세차게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추고, 본격적으로 이틀째의 메인 행사인 네부타 마츠리(ねぶた祭り)가 시작되었다. 아키타의 칸토우 마츠리가 퍼포먼스 중심이라면 아오모리의 네부타 마츠리는 표준 사이즈 기준 높이 5미터, 폭 9미터, 깊이 7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네부타가 시선을 압도한다. 디자인부터 뼈대 제작, 전기 배선, 채색까지의 제작 과정은 수개월이 소요되며 흡사 건물을 하나 짓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는데, 그 크기와 무게 때문에 축제에서 네부타 한 대를 옮기는 데엔 수십 명의 장정이 필요하다. 이와 대조적으로 퍼레이드 중간중간 등장하는 네부타 중에는 아담한 사이즈의 편의점 브랜드나 캐릭터 모양을 한 것들도 있어 전통과 현대의 즐거운 조합을 보여주기도 했다.











퍼레이드는 거대한 네부타 행렬에서 하네토(ハネト)라 불리는 전통의상을 입은 지역 주민들의 행진으로 이어진다. ラッセラーラッセラー(라세라-라세라-) 하는 중독성 있는 구호와 태고 소리에 맞춘 리듬감 있는 춤은 네부타 마츠리의 또 하나의 명물. 의상에 달린 방울은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해서, 춤을 추는 동안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방울은 관람객의 기념품이 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운을 나누어 주려고 하는 아오모리의 춤꾼들 덕분에 네부타의 하네토는 점점 많은 방울을 다는 쪽으로 진화해가고 있다고.




하네토는 축제 기간 아오모리 시내 어디에서나 쉽게 빌릴 수 있고 의상이 없더라도, 춤을 모르더라도 퍼레이드의 마지막에는 누구나 행렬에 참여할 수 있다. 축제가 끝나고도 한동안 귓가에는 방울 소리와 함께 라-세라 라세라- 하는 목소리들이 맴돌았다.
글, 사진 : 도쿄도, SWAN
관련 글 더 읽기
[일본여행]동북3대마츠리 기행 : DAY1
일본에는 참 여러가지 ‘3대’가 있다. 3대 풍경, 3대 정원, 3대 축제, 3대 호수 등 뭐든지 일단 TOP3를 정하고 본다. 그 중에서도 여행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둬
iutmagazine.com
'BACK NUMBER_2022下 > 2022.여름.vol.04'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여행]동북3대 마츠리 기행 : DAY4 (0) | 2022.07.19 |
---|---|
[일본여행]동북3대 마츠리 기행 : DAY3 (0) | 2022.07.18 |
[일본여행]동북3대마츠리 기행 : DAY1 (0) | 2022.07.12 |
[일본생활 공감]일본살이 あるある : 이름 이야기 (0) | 2022.07.09 |
[일본여행]일본 3대 불꽃축제 이야기 (0) | 2022.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