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절이 있는 나라에 살아서 좋은 점은, 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있을 것이다. 봄이면 꽃놀이, 여름에는 불꽃놀이 그리고 가을에는 단풍놀이를 뺄 수 없다.
여름호에서 일본의 3대 불꽃축제(花火大会)를 소개했다면, 가을호에서는 3대 단풍명소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쉽게도 일본 3대 단풍축제로 지정된 건 없으니까, 선정 기준은, 글쓴이인 내 마음이다.
미야기현 오사키시 나루코 협곡 (宮城県大崎市鳴子峡)
코케시 인형으로 유명한 미야기현 오사키시 (宮城県/大崎市)의 나루코 협곡은 사계절 어느때나 아름답지만, 단풍이 물드는 가을에 방문해야 그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오타니가와(大谷川)의 침식으로 형성된 높이 약 100m의 V자 형태 협곡에 펼쳐지는 오색찬란한 단풍은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가히 압도적이다.
나루코 협곡에는 총 세곳의 산책로가 있어 협곡 아래의 계곡까지 내려갈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레스트 하우스(中山平側入口)에서 유명한 촬영 스폿인, 미카리에리바시(回顧橋)까지 이어진 약 350미터의 산책로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의 단풍 절정은 10월 하순에서 11월 초로 예상.
단풍 구경이 끝나고 나면, 아키우 온천( 秋保温泉), 이이자카 온천(飯坂温泉)과 더불어 지역의 3대 온천(奥州三名湯)으로 꼽히는 나루코 온천(鳴子温泉郷)에서 피로를 푸는 것도 추천한다.
공식 사이트 : https://www.city.osaki.miyagi.jp/index.html
나루코온천(鳴子温泉郷) : http://www.naruko.gr.jp/
도쿄도 하치오지시 타카오산 (東京都八王子市高尾山)
편리한 접근성과 초보자용 등산 코스로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인 타카오 산은 도쿄 도심에서 전철로 약 1시간이면 갈 수 있는 도쿄도 하치오지시(東京都/八王子市)에 위치하고 있다. 초심자용 하이킹 코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와 리프트를 이용해 어렵지 않게 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기 때문에 타카오산의 단풍은 산행에 익숙하지 않아도 비교적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산을 오르며 만끽하는 단풍도 물론 아름답지만 산 정상에서 즐길 수 있는 대자연의 풍경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포인트. 파전에 막걸리는 안타깝게도 없지만, 여기까지 왔다면 타카오산의 명물 토로로 소바도 반드시 맛봐야 한다.
올해의 단풍 절정은 11월 초부터 12월초까지로 예상.
올해는 매년 이 시기에 열리는 타카오산 단풍축제 (高尾山もみじまつり)의 정상 개최를 희망해본다.
공식 사이트 : https://www.hkc.or.jp/
타카오 등산 전철 : https://www.takaotozan.co.jp/
교토 사가노 토롯코 열차 (京都府 嵯峨野トロッコ列車)
사가노 토롯코 열차는 얼핏 그 이름이 생소할 수 있으나, 우리에게 잘 알려진 교토의 유명 관광지 아라시야마(嵐山)부터 카메오카(亀岡)까지 호즈가와(保津川)를 따라 달리는 일본 최초의 관광 전용 철도 노선이다. 사계절 운행하며 여유가 있을 때에는 당일권으로도 탑승할 수 있지만, 단풍이 물드는 가을이 오면 ‘예약 전쟁’이 펼쳐질 정도. 예스러운 내관은 물론 마치 애니메이션에 나올 것 같은 열차의 외관 덕분에 사가노 토롯코 열차는 열차 안에서 창 밖의 풍경을 촬영하는 것도, 외부에서 달리는 열차를 촬영하는 것도 모두 그림이 된다. 교토가 단풍색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10월이 되면 임시열차도 추가 운행되며 ‘빛의 환상 열차 (光の幻想列車)’라는 이름으로 라이트업이 실시돼 색색의 단풍에 빛을 더한, 말 그대로 환상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올해 아라시야마의 단풍 절정은 11월 중순부터 12월까지로 예상.
사가노 토롯코 열차의 운행 계획은 반드시 홈페이지를 미리 확인하도록 하자.
공식 홈페이지 : https://www.sagano-kanko.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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