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이 담백한 오사카식 오뎅 맛집
花くじら 本店
JR 오사카 순환선(環状線) 후쿠시마역(福島駅)에서 나카노시마 방향으로 걷다 보면 후쿠시마 텐만구(福島天満宮) 옆 작은 골목에서 오사카 제일의 오뎅 맛집을 만날 수 있다. 본점은 카운터 14석의 작은 노점(屋台)으로 운영되어 마치 <고독한 미식가>에 나올 것 같은, 일본 깊숙한 곳에 숨겨진 맛집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 눈앞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오뎅을 보고 있으면 어디서부터 주문해야 좋을지 망설여질 때도 있지만 우선은 과감하게, 하나쿠지라(花くじら)부터 주문해보자. 최근에는 흔히 찾아보기 힘든 고래의 꼬리 부위에 새콤한 겨자 소스를 곁들인 일품요리는 가게의 이름이기도 한 간판 메뉴이다.
다음은 뜨끈한 국물과 함께 유부 속을 파로 꽉 채운 네기부쿠로(ねぎ袋), 타코에 맥주 한잔이면 어느새 겨울의 추위마저도 즐거워진다. 1년 내내 긴 줄이 끊이지 않지만 기다린 만큼의 보람이 있는 맛. 오사카에서 나고 자라지 않았어도 이곳에 오면 어쩐지 고향의 따스함을 느끼곤 한다.
花くじら 本店
〒553-0003 大阪府大阪市福島区福島2丁目8−2
역사와 전통의 나고야 미소오뎅
どて焼き 島正しましょう
나고야의 별미라면 대부분 히츠마부시, 닭 날개 요리인 테바사키를 꼽지만, 겨울의 나고야에서는 누가 뭐래도 미소 오뎅을 맛봐야 한다. 달콤 짭조름한 나고야식 미소의 맛이 깊이 배어들도록 오랜 시간 끓여내 검은색에 가까운 미소오뎅은, 국물 요리라기보다 조림에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한번 맛보면 절대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맛, 「癖になる味」라는 일본어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바로 미소오뎅이 아닐까. 미소오뎅은 나고야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좋아하는 가게는 히가시야마선(東山線) 후시미역(伏見駅)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시마쇼(島正). 낮에는 정식 집으로, 밤에는 이자카야로 운영하며, 쇼와 24년에 개업하여 72년의 역사와 전통만큼 깊은 맛을 자랑한다. 추천 메뉴는 오뎅의 기본 삼총사인 다이콘(무), 타마고(삶은 계란), 곤약. 그리고 메뉴에는 없는 시마쇼(島正)만의 미소 오므라이스는 단골만의 작은 비밀이다.
どて焼き 島正
〒460-0008 愛知県名古屋市中区栄2丁目1−19
글&사진 ㅣ 도쿄도, SWAN
완벽한 국물을 위한 향긋한 다시를 찾아서
にんべん
맛있는 오뎅은 맛있는 다시(出汁)부터 시작하는 법. 이번 겨울, 국물에 진심이 되었다면 니혼바시(日本橋)에 가볼 것을 권한다. 지금은 휘황찬란한 백화점의 거리이지만, 에도시대, 니혼바시는 어시장이었다. 대로변에 그 시절부터의 가게가 여전히 있다. 여러 가게 중, 소개할 곳은 3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닌벤 니혼바시 본점이다. ‘이 나라의 맛, 여기로부터(この国の味、ここから)’라는 거창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이 가게는 코레도 무로마치1에서 가츠오부시를 직접 깎고 있다. 깔끔한 매장 내부에는 가츠오부시뿐만 아니라 다시마와 구운 날치 등 여러 다시의 원재료부터, 손쉽게 맛있는 다시를 낼 수 있는 다시 팩 제품, 마트에 있을 법한 패키지의 츠유와 시로다시 등도 팔고 있다. 코끝을 스치는 향긋한 가츠오부시 냄새에 무엇을 살지 고민된다면, 100엔에 다시만 맛볼 수도 있으니 한 번 맛 보셔도 좋을 듯하다.
글 : 도쿄도, 쥬니
사진 : 도쿄도, S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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