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가 좋다. 노란 카레, 빨간 카레, 초록 카레, 어느 색이든 좋다. 소고기, 양고기, 닭고기, 해산물 어떤 재료가 들어가도 상관없다. 카레라면 다 좋다. 그중에서도 인도 정통 카레를 가장 좋아한다. 난과 함께 먹는 북인도 스타일도 좋고 밥과 먹는 남인도 스타일도 좋다. 코를 자극하는 각종 향신료의 향기와 한입 먹었을 때 혀를 통해 전달되는 다채롭고 자극적인 맛과 삼킬 때 코를 통해 느껴지는 풍미도 좋다.
대학교 시절 교환학생으로 간 오사카에서 처음으로 인도 카레를 먹었을 때였다. 그전까지 내게 카레란 급식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먹는 음식이란 인식 외에 특별함은 없었다. 그러다 오사카에서 유학생 친구들과 우연히 들어간 카레 가게에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먹던 ○뚜기 카레와는 전혀 다른 카레였기 때문이다. ○뚜기가 은은한 손바닥 마사지라면 인도 카레는 격렬하고 아픈데 끝나고 나면 시원한 지압 마사지 같다. 그렇게 나의 카레 사랑은 시작되었다. 히로시마에 와서도 여러 카레 가게를 다녀 보았다. 가게마다 개성이 뚜렷해 같은 맛을 내는 곳은 단 한 군데도 존재하지 않았다. 카레의 성지라 부를 만큼 모두에게 알려지지는 않지만, 사랑할 가치는 충분한, 나의 히로시마 카레 가게를 소개해 본다.
1. 51curry cafe
〒 733-0812 広島県広島市西区己斐本町1丁目25−5
니시히로시마(西広島)역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있는 51curry cafe(コイカリーカフェ). ‘와인과 먹는 카레’를 컨셉으로 2018년에 개업했다. 가게 분위기는 무척 따뜻하고, 혼자 가기 편한 곳이다. 그래서 퇴근길에 훌쩍 들러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이 된 듯 온전히 음식에 집중하며 먹방을 찍을 수 있다. 매달 바뀌는 메인 카레와, 늘 주문할 수 있는 치킨 카레, 포크 카레가 있다. 향신료가 가득 들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맵기 조절도 가능하다.
2. pancholi
〒 730-0832 広島県広島市中区江波東1丁目12−39
에바(江波)역에서 도보 4분 거리에 위치한 판쵸리(ぱんちょり). 남인도 카레 스타일로, 카레에 곁들여 먹는 사이드 메뉴 가짓수가 많아 다양한 요리를 즐길 수가 있다. 하나의 접시에 모든 음식이 담겨 나오는 원플레이트 방식이 아니라 각각의 요리를 모두 따로 담아 내어오기 때문에 각각의 요리의 맛을 더욱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또, 고기와 채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어 건강식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주말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오픈하자 마자 방문해서 카레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날에 딱 좋은 가게다.
3. river cafe hiroshima
〒733-0022 広島県広島市 西区天満町11−23 内藤ビル
코아미초(小網町)역에서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한 river cafe hiroshima(リヴァーカフェ). 강 옆에 위치한 곳으로 점심에는 정식메뉴와 카레를 팔고 저녁에는 술과 안주를 판매한다. 카레 전문점은 아니지만, 이곳의 카레를 추천하는 이유는 조화로움 때문이다. 우선 밥이 현미밥인데, 그렇다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 카레와는 조금도 비슷하지 않다. 향신료가 가득 밴 카레와 소금과 후추로 가볍게 조리한 채소들을 현미밥 주위에 듬뿍 얹어 나오는데, 고소한 밥맛과의 조화가 예술이다. 그래서 눈 깜짝할 새에 접시를 비우게 된다. 밥과 카레와 야채의 조화로움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4. curry&bar GARIBER
〒730-0035 広島県広島市中区本通4−1
타테마치(立町)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한 GARIBER(ガリバー ). 1984년에 개업해 30년 역사가 있는 곳이다. 중간 휴식 시간 없이 계속 열려있기 때문에, 늦은 점심이나 이른 저녁을 먹을 때 가기 좋은 곳이다. 기본 카레의 루가 있고, 먹고 싶은 토핑을 선택할 수 있어 그날그날 먹고 싶은 토핑을 골라 나만의 카레를 주문할 수 있 다. 마늘 향이 풍부한 것이 특징으로 향신료의 존재감이 비교적 강하지 않아, 부드러 운 카레를 먹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매운 레벨을 0에서 20까지 고를 수가 있는 데, 레벨5의 맵기는 ○닭 볶음면의 5분의 1 정도였다.
글, 사진
히로시마 현, 시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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