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여부와는 상관없이 맛있다.
이 토스트는 2020년 5월 치바 현 마츠도(松戸)시의 한 원룸에서 유래됐다. 생애 첫 재택근무가 시작된 봄, 일에 방해가 되지 않게 집을 깔끔하게 정돈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어느 날, 냉장고 구석에서 박혀있던 시드 머스터드 한 병을 발견했다. 일본 슈퍼의 소고기 매대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사이즈로 보아, 월급날 소고기를 사 면서 냉큼 집어온 게 분명했다. 버리기도 아깝고, 고기와 먹자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았다. 그때 불현듯 한 국에서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에 배운 레시피가 떠올랐다.
이 레시피를 최대한 간소화시켜서,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애매하고 값싼 식자재들로, 아침에 눈 떠서 15분 이내에 후다닥 만들 수 있는 토스트를 개발했다. 고작 시드 머스터드 한 병을 다 비우기 위해, 재택근무 기간 내내 커피 한잔과 함께 나의 아침 식사가 되어 준 아주 심심한 레시피를 소개한다.
재료 준비
- 식빵 1~2장 : 배고픈 정도에 따라 준비.
- 슬라이스 치즈 1장 : 치즈라면 무엇이든 사용해도 좋고, 많을수록 좋다.
- 시드 머스타드 2ts:많이 바르면 짠맛이 강해지니 적당히 가감한다.
- 마요네즈 1Ts
만드는 법
1 식빵의 한 면에 마요네즈를 발라준다. 모서리까지 꼼꼼하게 발라주는 것이 좋다
Point tip. 두 면을 모두 바르면 느끼해지기도 하지만, 어디까지 나 취향이니 양면 다 바르고 싶으면 발라도 된다. 대신 양 쪽 다 구워주는 게 좋다.
2. 약불에 달군 프라이팬에 마요네즈를 바르지 않은 면이 위로 오게 올려서 천천히 굽는다.
Point tip. 마요네즈의 지방 성분 때문에, 굳이 버터나 기름을 두 르지 않아도 팬에 붙지도 않으며 고소하고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진다. 마요네즈만 발라 구워도 꽤 별미.
3. 뒤집어서, 구워진 부분에 시드 머스타드를 곱게 펴 바른다.
Point tip. 알갱이가 어느 한 곳에 뭉치지 않도록 골고루 펴 바른다.
4. 위에 슬라이스 치즈를 올린다. 피자치즈든 뭐든, 치즈라면 다 어울리며, 많이 올릴 수록 좋다.
5. 오븐이나 그릴, 토스터가 있다면 치즈가 녹아서 부 글부글 끓을 정도까지 구워준다. 프라이팬의 경우, 치즈가 녹을 때까지 뚜껑을 덮고 약불에 구워준다.
Point tip. 식빵 두 장으로 구울 때는, 뒤집개로 꾹꾹 눌러주며 구우면 치즈가 토스트의 가장자리까지 잘 퍼지고, 더 바삭해진다.
6. 완성. 오늘도 맛있게 먹고 힘냅시다.
더 든든하게 먹는 법
재택근무의 좋은 점은 출근 15분 전에만 일어나면 된다는 것이었다. 늘 아침밥을 거르던 나는 아침 식사를 요리해 먹 을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이 너무나 새로웠다. 그래서 부지런히 냉장고 파먹기를 한 결과 중 하나가 바로 이 토스트의 발명이다. 간단해서, 간단함을 넘어 레시피라 하기에도 무색할 만큼 초라할지도 모르지만, 여기에 냉장고 속의 남은 무언 가가 더해질 때 재택근무 토스트의 가능성은 놀라울 만큼 넓어진다. 사실 토스트는 빵과 무언가를 곁들이기만 하면 되는 음식이니까.
1. 토스트의 정석
삶은 달걀, 계란 후라이나 햄을 더하면 든든한 한 끼 식 사가 된다. 재택근무 토스트는 치즈가 녹으면서 머스터 드와 섞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햄은 살짝 데우거나 구워서 넣는 것을 추천한다.
2. 단짠단짠 메이플 시럽
잘 와닿지 않는 재료들의 만남이지만, 생각보다 단짠단 짠의 밸런스가 잘 맞는다. 알싸한 맛이 들어간 고르곤졸 라 피자 같은 느낌이랄까…
3. 플레인 요구르트에 찍어먹기
마요네즈와 치즈의 느끼함을 시드 머스터드가 잡아주 고, 짭짤함과 바삭함을 요구르트가 부드럽게 감싸준다.
글, 사진 : 도쿄도, 에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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