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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NUMBER_2022上/2022.겨울.vol.02

Get Lu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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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행운을 바라고 샀던 럭키 아이템 이야기. 
당첨되지 않아도 어때요, 재밌잖아요.

 

What's in my Lucky bag?

후쿠부쿠로福袋

2018년 연말. 한국에 갔다 온 지 별로 지나지 않아 연말을 일본에서 보내기로 했다. 계획을 세우기 위해 유튜브를 보다가, 후쿠부쿠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일명 ‘럭키 박스’ , 보통 연말연시에 많이 파는데, 내용물은 모르는 채로 가격만 보고 구매하는 상품이다. 보통 구매가의 동일가 혹은 이상의 물건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가끔 재고 처리를 위한 물건도 끼어있다. 즉 랜덤. 즉흥적인 성격인 나에게 너무 재밌을 것 같았다. 그렇게 1월 1일 제일 가까웠던 백화점, 이케부쿠로 선샤인 시티를 직접 돌아보기로 했다.
새해 당일. 아뿔싸. 느긋하게 나왔더니 오픈 시간 30분 뒤에 도착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숨어있었던 건지 2층까지 줄 서 있는 곳도 있었다. 말미(末尾、늘어선 줄의 가장 끝) 간판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그때 보였던 디즈니랜드 이벤트 매장. 물량이 원체 많았던 건지 분명 줄이 있었는데 빨리 사라지고, 또 줄이 생겼었다. 가격이 다른 두 종류의 후쿠부쿠로를 판매하고 있었고 나는 각각 하나씩 샀다. 후쿠부쿠로에서는 디즈니의 여러 캐릭터의 굿즈들이 장르가 겹쳐지지 않게 한 개씩 나왔다. 제일 좋아하는 라푼젤에서 키홀더가, 곰돌이 푸 인형, 미키마우스 컵, 몬스터 주식회사 문구 제품 등등이 나왔다. 난생처음 보는 캐릭터도 있었다. 라푼젤 관련 굿즈가 안 나왔다면 좀 아쉬웠을 것 같았는데 운이 좋았다. 이렇게 원하는 것이 나왔느냐 아니냐에 따라 그해의 운을 점쳐보기도 한다.
다양한 재미가 있는 후쿠부쿠로, 올해엔 과연 어떤 복주머니가 준비되어 있을까.

 

도쿄도,해세

 


幸運がありますように : 왠지 될 것 같았단 말이야

연말 점보 복권年末ジャンボ くじ

연말 점보 복권(年末ジャンボくじ) 판매 개시는 일본의 연례행사나 다름없다. 당첨 운이 좋다는 가게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의 풍경이 해마다 뉴스에 나온다. 일본의 연말 점보 복권은 보통 총 당첨금액이 수 십억 엔, 종류에 따라 1등 당첨금액도 억 단위라 관심 없던 사람도 한 번쯤은 쳐다보게 된다.
아마도 11월경, 주말이었다. 대형슈퍼에서 장을 보고 돌아가려다가, 오래간만에 제대로 된 밥 한 끼 먹고 돌아갈까 싶어 푸드코트로 가는 무빙워크에 발을 디뎠다. 낡아서 밑창이 푹 꺼진 운동화의 코끝을 내려다보고 있다가, 시야를 가리고 있던 앞사람이 먼저 무빙워크에서 내리는 걸 느끼고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내 눈앞에 노란 고래 쿠-쨩(くーちゃん) 마스코트 인형과 복권방이 나타났다. 복권방은 아주 천천히, 부드럽게 내 시야 속으로 들어왔다. (당연하다. 무빙워크에 서 있었으니까.)
여기에 원래 복권방이 있었던가? 언제 생긴 거지? 복권방은 마치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만 같았다. 분위기에 이끌려, 복권방으로 다가갔다. 당시 연말 점보 쿠지의 최고 상금은 7억 엔. 당첨금 배분 방식에 따라 세 가지 종류가 있었고, 한 장에 300엔이었다. 내게서 처음 사는 사람 티가 났는지, 판매원께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그리고 작은 봉투에 복권을 넣어주시며 「幸運がありますように。」라고 인사해주셨다. 새해가 밝았고 당첨 번호를 조회한 결과는? 정답은 소제목에.

이 종이 한 장이 뭐라고. ‘당첨되면 뭐하지?’를 상상하는 건 언제 해도 질리질 않는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하지만 되면 정말 좋겠네.

 

도쿄도, 에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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