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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맞이

복실복실福実福実② : 일본에서 보내는 연말연시 빚나이다 빚나이다 만두 빚나이다 코로나19라는 괴물이 찾아온 뒤로 벌써 다섯 번 째 큰 명절이 지나가려 합니다. 한국에 돌아가지 못하는 명절은 서운함과 우울함으로 뒤엉키기 십상인 것 같습니다. 제게는 우울할 때 마다 하는 습관, 이라기보단 ‘의식(ritual)’이 있습니다. 만두는 빚는 일입니다. 만두가 제갈량의 제의에서 비롯됐다는 설을 빌린다면, ‘우울함을 물리치는 의식’으로서의 만두 빚기 역시 이상할 것은 없지 않을까요. 속상한 마음들도 결국 소화해야 할 것들이니. 만두 소 재료들을 잘게 다지는 김에 함께 다져버리고, 고기와 섞어 치대고, 윤기가 차르르 도는 만두피로 한 장 한 장 예쁘게 싸 둡시다. 어찌 보면 흉하기도 한 검붉은 만두 소가 하얀 만두피에 싸여 하나 둘 쌓이는 걸 보면 기분이 좋습니다.. 더보기
복실복실福実福実① : 일본에서 보내는 연말연시 신사 앞, 빨갛게 언 손을 호호 불며 가슴 앞에 꼭 모아 좋은 일이 생기기를 기도하는 사람들에게서 일본의 겨울을 본다. 한 해의 첫 달인 1월을 겨울이라는 계절에 만나는 일은, 추위를 맞아 깃털을 한껏 부풀린 채 양지바른 볕에서 작은 두 눈을 빛내고 있는 새들의 심장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의 하루하루를 가득 끌어안은 곤한 몸은 찬바람에 가득 움츠리고 있지만,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소망과 새로운 호기심이 솟아나고 있으니까. 외롭고 불안하게 지샌 긴 겨울밤을 마른 나무와 함께 주워 모아 모닥불을 지피고, 탁탁 나무 타는 소리가 듣기 좋은 적당한 불 가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읽기 좋은 연말연시 이야기들을 모았다. 연말의 샤부샤부 일본에 온 첫해 겨울의 일이다. 첫 직장에서 첫 연말연시를 맞이한 나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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