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에세이 썸네일형 리스트형 [일본생활]입욕예찬 괴로움과 우울에 찌든 직장인을, 입욕제를 푼 뜨거운 물에 넣고 20~30분 정도 삶아줍니다. 날이 추워지면 슬슬 걱정이 됩니다. 물리적으로는, 추위를 느끼면 몸을 움츠리는 일이 많아 근육이 뭉치기도 쉽고, 피하 지방이 마치 식은 소고깃국의 위에 뜬 지방처럼 굳어서 체질이 차가워지기도 쉽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항시 우울을 반려하고 있는 사람인지라, 날씨가 쌀쌀해지고 해가 짧아지면 쉽게 우울해집니다. 작은 일에도 쉽게 우울해지고, 그것이 오래갑니다. 추우면 그저 전기장판과 이불 사이로 쏙 들어가, 가만히 있고만 싶습니다. 요즘 세상엔 스마트폰과 전기만 있으면, 하루 종일 가만히 있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더욱, 이 ‘가만함’을 비집고 우울이 잘 스며듭니다. 그래서 행복하게 추운 날을 살기 .. 더보기 [에세이]住めば都:정들면 고향 어디까지를 우리는 ‘고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고향을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라고 하면, 태어난 곳은 알겠지만, ‘자라다’라는 개념이 어디까지인지 정의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렇게나 ‘국경’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자신이 살고 싶은 나라를 선택해 이주할 수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예컨대 이민 1.5세대나 흔히 말하는 ‘교포’는 어디를 고향이라고 부를까.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우리가 사는 곳이 한국과 가까운 일본이라고 해도 어쩔 수 없이 이방인처럼 느끼는 순간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게, 나를 타자(よそ者)라 생각하는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오래 살았던, 얼마나 익숙하던 영원히 이방인으로 대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할퀴어도 찢어지지 않는 얇고 투명한 막이 나를 .. 더보기 이전 1 다음